일반적으로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템과 입지선정이다. 대부분의 창업자들도 아이템과 입지선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다양한 정보와 현장답사 등을 통해 신중한 선택을 하고자 애쓴다.
그러나 이들 아이템과 입지에 대한 문제는 창업 단계에서만 고려될 사항이 아니다. 운영단계에서도 이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좋은 아이템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소위 ‘목 좋은 곳’에 창업을 한다고 반드시 기대한 만큼의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역의 정서와 상권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에 기반한 마케팅이 이뤄질 때 꾸준한 매출이 발생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A급 상권에 수요가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 아이템으로 창업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역의 상권 특성과 주변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다면 더더욱 성공적인 창업과 운영은 요원해진다.
전문가들은 창업자나 예비창업자 모두 창업 뿐 아니라 경영에 대한 마인드와 노하우, 그리고 지역의 니즈를 읽을 수 있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의 구로동에 음식점을 창업한 A씨는 주방장 출신인데다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음식점 매출을 올려온 경험을 믿고 백반전문점을 창업했다.
자신의 요리 솜씨에 자신이 있었기에 창업의 성공도 내심 확신하고 있었던 A씨는 그러나 상권의 특성을 읽지 못한 탓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주변에 시장이 위치하고 있어 주 고객층이 시장 상인들인데다 이들 상인들은 싸고 다양한 것을 원하는 정서가 있어 A씨의 음식점은 가격대도 높고 종류도 많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탓에 주변 사무실 직원들이나 일반인들의 접근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점도 A씨가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사실이었다.
또다른 창업자인 B씨는 성공적인 창업을 했지만 지역의 정서와 다소 떨어진 아이템으로 인해 초기 반짝 매출만 있었을 뿐 안정적인 운영을 하지는 못하고 있는 경우다.
특히 프랜차이즈 가맹점인 관계로 가맹본부가 만든 전단지 배포에 집중했지만 해당 지역의 특성이 반영되지 못한 전단지로는 매출에 별다른 영향이 발생되지 않았다.
이처럼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마케팅은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천편일률적인 문구로 만든 전단지와 홍보물,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의 니즈를 고려하지 않은 메뉴와 마케팅은 고객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대신 지역 주민들의 필요를 고려한 전단과 마케팅 행사, 메뉴와 서비스 하나도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으로 담는 ‘지역 밀착 마케팅’이 잠재고객을 구매고객으로 바꾸는 비결이 될 수 있다.
지역 밀착 마케팅이란 매장이 입점한 위치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가장 받아들이기 용이하다고 생각되는 대상을 설정해 밀착 영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지역 밀착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인 슈퍼마켓의 경우, 동네 슈퍼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대형 마크와 비슷한 밝고 깨끗한 인테리어로 바꾸고, 지역 상권에 맞는 가격정책과 신선도가 높은 상품을 소량으로 포장 판매하는 방식으로 지역적 특성을 반영했다.
특히 일부 슈퍼마켓의 경우 시간을 내기 어려운 고객을 대신해 장을 봐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으로 차별화 전략을 구사, 지역 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외국의 한 키위 전문유통업체의 경우 서울ㆍ경기 지역의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무료로 제품을 나눠주고 소개하는 이벤트를 실시해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무료 판촉행사나 시식행사는 지역 소비자들의 상품에 대한 니즈와 반응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상품에 대한 홍보에도 적잖은 도움이 됐다.
대표적인 편의점의 하나인 ‘세븐일레븐’은 프랜차이즈 임에도 이같은 지역 밀착 마케팅의 필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
해당 가맹점이 위치한 상권에 따라 차별화된 매장 운영 및 상품 진열 방식을 채택, 가맹점의 매출 인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대학가와 젊은층이 많은 대학가 및 번화가 지역에는 카페형 매장을 만들어 젊은층의 휴식 및 만남의 장소로 활용되게 함으로써 매출도 높아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나홍선 기자 / nhs3852@sbiz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