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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나가보면 지천이 가게다. 마치 도심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면 널린 게 아파트인데 내 집이 없는 것처럼 가게는 무수한데 마땅한 가게 찾는 것이 여간 곤욕스런 일이 아니다. 미리 단언하자면 욕심이 과하기 때문이다. 소박함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지만 과도한 욕심을 부릴 때 창업은 언저리에서 매번 헤매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게 하나 찾으러 1년 이상 물색하러 다니는 분도 심심치 않게 보는데 시간을 돈이라고 생각한다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자리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맹신은 버려야 한다. 만일 입지가 모든 약점을 극복하는 순기능만 가지고 있다면 우리가 말하는 특급 상권에서 망하는 가게는 나오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얼마든지 망하는 가게는 강남역에서도, 종로에서도, 양재역에서도 나온다는 점이다. 이런 까닭은 정확한 업종 선정이나 상권의 소비 수준, 소비 리더 고객의 패턴을 무시한 영업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상권은 그저 상권일 뿐 상권이 성공의 핵심 키를 쥐고 있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날 때 보다 많은 점포들이 눈에 들어온다는 점을 다시, 재차 명심해야 한다. 상권 분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유동인구의 특징을 정리하는 일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유동량이 많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간혹 길거리 모퉁이에서 인구 수를 체크하는 체인 본사의 영업 사원을 볼 때가 있다. 그때마다 속으로 ‘이 사람이 또 누굴 잡으려고 이러나’ 하는 마음이 정말 치밀어 오른다. 한마디로 유동인구 조사는 보고서 작성을 위한 용도일 뿐이다. 보다 수치화 한 근거(?)를 보여주고 이런 저런 이유로 자신들의 상품이 적합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설득하기 위한 치졸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상권 조사에서 파악해야 할 바는 어떤 연령대가, 어떤 직업군이 주로 이동하는지 그 이동의 원인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시간당 5천명이 이동하는 1급 상권이라고 치자. 아니 아예 건대 입구 상권이라고 치자. 유동인구가 많다고 모든 식당이 다 잘될까? 천만의 말씀이다. 건대 입구 상권의 주요 소비군은 대학생을 비롯한 20대 초중반이다.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이동하지만 나머지는 소비력이 높은 타겟층에선 벗어나 있다. 이처럼 상권 소비력과 무관한 잠재 고객을 위해 장년층이 선호할 설렁탕이나 추어탕을 판다면 결과는 어떨까? 당연히 부진할 수 밖에 없다. 부진의 결과는 폐업이다. 따라서 항상 상권 조사는 유동인구의 주축이 누구이며 그들의 소비 성향이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고백하건데 필자 역시 건대 입구 상권에서 성공과 실패를 극명하게 경험했다. 3천원짜리 냉면집(20평) 창업으로 일매출 200만원 이상의 성공을 거둔 반면, 100평 규모에 성인들이 좋아할 통골뱅이 전문점(한그릇에 7천원)을 차렸다 아주 박살이 난 경험이 있다. 상권 리더 고객의 관심사를 무시한 냉정한 결과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상권 조사의 시간에 있다. 칼국수 전문점을 창업할 사람이 저녁에 상권 조사를 한다. 삼겹살 전문점을 창업할 사람이 점심에 상권 조사를 한다. 둘 다 망하자고 작심한 것과 다르지 않다. 자신이 생각한 업종이 있다면 주메뉴를 가장 많이 팔 수 있는 시간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내가 고객일 때 이런 음식은 아침, 점심, 저녁 중 언제 즐길 것인가 스스로 물어보면 되기 때문에 해결 못할 숙제는 아니다. 그런 판단이 섰다면 자신의 상권 조사 시간은 해당 시간대가 되어야 한다. 점심때 삼겹살을 즐기는 사람은 당연히 없기 때문에 점심의 상주인구나 유동인구 조사는 그다지 급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돈까스 전문점을 창업할 사람이 저녁 메인 시간대 상권 조사를 하는 것도 벼룩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무모함과 다르지 않다.
상권은 생물이라는 표현을 한다. 아침이 다르고 점심 저녁이 다르다. 주중이 다르고, 주말이 다르다. 여름이 다르고 당연히 겨울이 다르다. 이처럼 볼 때마다 달라지는 상권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의 문제는 나 스스로에게 있다. 오래 상권을 조사해도 시간이 가면 달라지게 마련이니까 상권의 변화는 그런가보다 해야 숨이 막히지 않는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내 업장의 크기에 있다. 몇평 짜리를 할 것인가에 따라 좌석수가 일단 결정된다. 좌석수가 결정되면 일반적으로 하루 내점 가능한 고객수가 결정된다. 대형 매장이 아니고서는 일반적인 점포 기준, 즉 20평 내외에서 하루 소화 가능한 혹은, 매출 안정권에 도달하는 고객의 숫자는 100여명 정도다. 물론 이보다 많은 사람이 온다면 돈을 많이 벌겠지만 이 정도만 고객이 도와줘도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상권을 엄청나게 크게 볼 이유가 하나도 없다. 아파트 상가의 경우 배후 세대수가 1천 세대만 되어도 충분한데 수천에서 심지어 만 세대는 되어야 장사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는 창업자들이 있다. 그렇게 팔 자신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하루에 모셔야 할 고객의 수를 예측하지 못해서 하는 소리인지는 모르지만 어렵게, 상권을 지나치게 키우는 것은 돌다리를 두드리는 게 아니라 대형 대교가 생길 때까지 동동거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외식업에선 입지가 단연 전부는 아니다. 동일한, 유사한 제품을 파는 판매업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같은 상품이라면 발품이 덜 드는 가게가 유리하지만 맛이 다르고, 분위기가 다르고, 서비스가 다른 외식업은 입지가 모든 것을 압도하지 않는다.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찾아가는 것이 식도락가의 습성이고 모든 사람은 식도락가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
숙제를 하나 풀어보자. 보행자 도로를 둔 양면에 비슷한 조건의 점포가 물건으로 나왔다. 과연 어떤 점포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그냥 느낌이 조금 더 좋은 점포를 고른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보다 더 가치 있는 점포를 구하는 방법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보행자 도로를 하나의 기다란 관문으로 보고 입구와 출구를 분별하는 일이 그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사람들이 진입하는 입구가 있고, 조금 더 많은 사람이 빠져 나가는 출구를 발견할 수 있다. 어떻게? 그냥 멀찍이서 바라보면 된다. 그럼 한눈에 들어온다. 노점이 붙어 있는 곳을 보는 것도 방법이다. 입구와 출구를 결정했다면 당연히 선택해야 할 점포는 입구 기준 왼편의 점포다. 오른편보다는 간판의 가시성이 높은 것이 과학적(?) 이유다. 우리는 대게 시선의 비중을 왼편에 둔다. 오른손 잡이는 아무래도 자기 방어력이 떨어지는 왼편을 감시하게 마련이다. 오른손은 공격, 왼손은 방어를 하는데 방어를 위해선 시선은 왼편에 더 할애해야 한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를 생각해보자. 보행등이 켜지면 오른쪽을 먼저 살피고 그 다음 왼편을 살핀다면 유치원을 아주 잘 못 나온 것이다. 다가오는 차로부터 나를 방어하기 위해 왼쪽을 먼저 살핀다. 누구나 다 그렇다. 이런 습관으로 인해 보행인의 시선은 약간 왼편으로 30~45도 각도로 위를 보면서 걷는 것이다. 상권의 입구는 사람들이 더 많이 들어오는 진입로이며 왼편에 붙은 간판이 한번이라도 더 많은 노출 효과를 얻게 된다는 지극한 공식이 성립된다. 비슷한 규모에 비슷한 임차 조건이라면 나중에 팔 때를 염두에 두고서라도 왼편의 점포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아주 센스 있는 선택이다.
이번 칼럼의 주제를 정리하면 다음으로 요약된다. 상권은 가망 고객을 조금 더 끌어 들이기 위해 유동 인구의 특징을 분석하는 일이라는 것과 상권 조사는 주메뉴 판매 시간대를 중심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상권의 크기가 업종 성패의 기준은 절대 될 수 없다는 제언과 함께 가시성에 대한 짧은 견해도 밝혀보았다. 필자의 상권 자문은 철저히 형이하학적이다. 상권을 조사하는 것은 20평 내 가게에 손님이 들 것인지 아닌 지 정도의 판가름에 있다. 전체적인 상권 구역 조사는 그걸로 밥을 먹어야 하는 몇몇 사람의 몫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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