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스크랩] [창간 44주년 뜨는조직 지는조직] 당신네 조직은 안녕하십니까
dudb2
2011. 12. 16. 16:30
[창간 44주년 뜨는조직 지는조직] 당신네 조직은 안녕하십니까
기사입력 2008-10-05 18:31
지난 1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와 함께 내한 공연을 가진 미국의 오르페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에는 지휘자가 없다.
팀원들이 스스로 악보를 해석하며 악장과 수석도 직접 선정한다. 하지만 이 오케스트라는 2001년 그래미상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연주력을 발휘했다. 경영학계의 전설적 이야기꾼인 피터 드러커는 "미래 기업은 바로 이 오케스트라처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악보를 읽고 해석하는 상상력과 음감의 조화를 이루는 상호 협력이야말로 기업 조직의 혁신적인 모델이라는 것.
눈을 부릅뜨고 귀를 크게 세워도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 비즈니스의 세계다. 항상 1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길도 없다. 만약 그런 게 있다면 과거 대우나 최근 리먼브러더스의 몰락을 설명해낼 길이 없다.
어떤 조직이 지고 어떤 조직이 살아남는가. 이 비밀이 풀리는 순간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경쟁력이 생긴다. 비밀의 그림자를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개발 사례를 통해 엿본다.
①창의성의 비밀
1979년 일본 후지쓰의 연구원 쓰타에 시노다씨는 컬러 PDP를 개발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낸다. "TV를 벽에 걸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연구활동에 너무 몸을 혹사시킨 나머지 병원에 입원하는 불상사가 발생했고 연구 프로젝트는 중지됐다.
②편제의 비밀
2년 뒤 건강을 회복해 출근했지만 그의 보직은 연구부서에서 생산지원부서로 바뀌었다. 그래도 쓰타에씨는 부서장을 졸라 연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서장은 난감했지만 그를 도와주기로 했다. 고유 업무에서 빼주고 약간의 예산도 지원했다. 하지만 회사의 공식 프로젝트가 아니었던 만큼 쓰타에씨는 시제품조차 만들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③협력의 비밀
그는 회사 인근 술집에 수시로 사내 엔지니어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 "벽걸이 TV를 만들어 세계를 놀라게 하자"고 말했다. 브라운관 TV가 시장을 주름잡던 1980년대 중반이었다. 그런 식으로 외주 업체에도 부탁했다. 일부 직원들과 외주 업체는 시제품 제작을 돕기 시작했다. 각각 해직과 거래 중단을 각오한 행동이었다.
④관리의 비밀
중간에 제작 '비밀'이 새나가 중역들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이번엔 또 다른 이들이 도움을 주었다. 오랫동안 그의 연구를 반대한 상사들이 예산 지원을 늘려 주며 '바람막이' 역할을 한 것.그 결실이 1992년 세계 최초로 개발된 PDP였다. 이듬해 뉴욕 증권거래소는 이 PDP를 객장에 내다걸었다.
⑤성공의 비밀
쓰타에씨는 2006년 "기술 혁신에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로부터 명예회원 자격을 받았다. 세계 전자업계 엔지니어들에게 최고의 명예이자 지난달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이 부여받았던 바로 그 자격이다.
오르페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후지쓰의 성공 스토리를 떠받치는 두 가지 축은 창의성과 실행 능력이다. 창의성은 천재의 고독한 영감이 아니다. 지식의 크기와 상상력의 넓이가 그 원천이다. 기업은 이 모든 능력을 편제에 담는다. 편제는 기업의 전략과 재능을 조직하는 틀이다. 실행 능력은 팀워크와 네트워크,관계에 달려 있다. 관계가 루틴(routine)에 빠진 족쇄여서는 안 된다. 오케스트라의 팀원들처럼,쓰타에씨를 도왔던 사람들처럼 움직여야 한다. 월가 파탄이라는 무시무시한 태풍이 몰려오고 있는 지금,일하는 조직의 재건을 다시 제안해본다.
조일훈 기자(특별취재팀장) jih@hankyung.com |
|
|
[창간 44주년 뜨는조직 지는조직] '봉숭아학당' 18년 長壽비결
기사입력 2008-10-05 18:30
이곳에는 선후배가 없다 … 1등의 웃음 DNA만 흐를뿐
KBS2TV '개그 콘서트'의 인기 코너 '봉숭아 학당'은 올해로 만 18살이다. 전 방송사를 통틀어 코미디 프로그램 중 최장수 코너다. 1990년 '코미디 하이웨이'의 한 코너로 출발해 맹구,오서방 등의 캐릭터를 내놓으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개그콘서트'에서는 2000년 부활해 20%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TV 화면에서는 웃음이 넘치는 '봉숭아 학당'이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살 떨리는 경쟁이 있다. 연출을 맡고 있는 김석현 PD(37)가 "매일 구조조정이 있다"고 말할 정도다. 시시때때로 누구든지 들어올 수도,잘릴 수도 있다.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출연진을 가린다. 이것이 20년 가까이 살아남은 '봉숭아 학당'의 저력이다.
매일 구조조정·신인에게도 오디션 기회
개그맨 4년차인 윤형빈씨(29)는 지난 4월 '왕비호'를 선보이기 전에는 존재감이 없었다. 실적(?)이 전무했던 그가 봉숭아 학당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순수하게 자기만의 아이디어로 개발한 캐릭터 '왕비호' 덕분이다. '봉숭아 학당'은 매주 개그맨들에게 오디션 기회를 준다. 아무리 신인이라도 이 오디션에서 합격점을 받으면 출연할 수 있다. 뒤집어서 보면 그만큼 현재 출연진의 자리는 불안정하다.
▶▶▶1981년부터 2001년까지 GE 회장을 지낸 잭 웰치(73)의 별명은 '중성자탄 잭'이었다. 웰치가 취임 6개월째부터 철저한 성과중심주의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자 직원들이 건물에는 피해를 주지 않은 채 직원들만 살상시킨다며 붙인 이름이다. 웰치는 350개였던 사업부를 12개로,42만명이던 직원은 27만명으로 줄였다. 이 모든 것이 GE가 잘나가고 있던 시점에 일어났기 때문에 더 충격적이었다.
실패를 계산한 끊임없는 시도
박지선씨(23)는 조선왕조부록에서 못생긴 후궁으로 인기를 끌다가 '봉숭아 학당'에 들어왔다. 혼자서 무대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반응이 안 좋을 때는 무너지기도 쉽다는 것 또한 감수해야 했다. 박씨는 "캐릭터의 틀을 완전히 잡을 때까지는 개그맨과 PD 모두 '실패를 계산한 시도'를 계속해서 펼쳐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맡은 '페미니스트'는 처음 얼마간은 자리를 잡지 못해 자신을 소개하는 정도에서 그쳤다. 하지만 모든 생각이 '야한' 것에만 수렴되는 '박교수(박성광)'와 대립각을 세우며 재미를 더하자 점차 분량이 늘어 지금은 5분 이상을 혼자서 코너를 진행한다.
▶▶▶독일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BMW는 1980년대부터 '가치지향적인 인사관리 정책'이라는 이름 아래 행동강령을 만들었다. 그 중 하나가 '모든 직원에게 실수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창의적인 발상을 위해서라면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실수는 피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1990년부터는 아예 한 달에 한 번 직원들에게 '창의적인 실수 상'을 준다. 이런 실수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이가 있다면 그를 두고 '최고의 바보 같은 행동'의 사례로 발표한다.
팀워크로 탄생한 유행어 "하고 있는데~"
허경환씨(28)는 변명만 하는 경상도 사나이 캐릭터로 "하고 있는데~"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허씨는 이를 "팀워크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원래 자신의 말투였던 것을 주변 개그맨들의 추천으로 코너에서 활용했기 때문이다. 감독과 작가들은 말투만으로는 쉽게 식상해질 수 있다는 우려하에 가상의 인물 '미숙이'를 탄생시켰다. 여자에게 작업을 걸어보지만 잘 안 되는 과정을 스토리로 만든 것이다. 허씨 외에도 봉숭아 학당 멤버들은 팀원들의 피드백이 절대적인 도움을 준다고 믿는다.
▶▶▶영국 최대 정유사인 BP는 모든 경영자가 온라인상에서 기술과 정보를 교류하도록 장려한다. 이들은 업무 시간의 15%를 계열사 간,혹은 사업부문 간 지식 공유 활동에 할당해야 한다. 이런 공유의 장은 아이디어를 사고파는 오픈마켓과 같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전문기술을 찾아내는 감각을 기른다.
최대한 자율성 보장·PD는 출연여부만 결정
박성광씨(27)가 '봉숭아 학당'에서 맡고 있는 '박교수'는 80%가 그의 작품이다. '봉숭아 학당'을 시작하기 전 PD가 '무조건 야한 생각만 하는 인물'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을 뿐이다. 그는 여기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고안해 왔다. "소년이여 '야동'을 가져라""'무료'는 짧고 '유료'는 길다"는 유행어도 탄생시켰다. PD와 작가는 개그맨들이 완성해온 캐릭터를 보고 5분 사이에 방송 출연 여부를 결정할 뿐이다.
▶▶▶사무용품 회사 3M에는 '부트레깅(Bootlegging)'이라는 것이 있다. 원래는 미국의 금주법 시대에 몰래 밀주를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3M에서는 상사가 연구를 중지하도록 명령한 과제를 각 개인이 근무시간 종료 후에 회사 설비를 이용하여 계속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를 말한다. 부하 직원의 아이디어가 죽지 않도록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는 제도다. 3M에는 '15% 룰'도 있다. 근무시간의 15%를 각 구성원이 개인적으로 흥미있는 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
|
|
[창간 44주년 뜨는조직 지는조직] 봉숭아학당 株價 90만원
기사입력 2008-10-05 18:30
김석현 PD는 '봉숭아 학당'을 두고 "외계인이나 짐승이 앉아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라고 말한다. '봉숭아 학당'만큼 개그맨 개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다양한 컨셉트로 코너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포맷이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봉숭아 학당'에서는 어떤 융합도 가능하고 어떤 개성도 녹일 수 있다. 새롭지 않거나 재미가 없으면 가차없이 전학이다. 그 덕에 '봉숭아 학당'에서 살아남은 개그맨들은 자기만의 캐릭터를 고유의 브랜드로 갖는다.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자기만의 고유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개그콘서트'는 '봉숭아 학당'을 포함한 모든 코너를 경쟁에 붙인다. 대표적인 예로 연습실 화이트보드에는 PD와 작가들이 각 코너의 인기를 주가로 산정한 표가 있다. 코너 안에서 출연진이 치열한 아이디어 싸움을 하면서도 협력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봉숭아 학당'은 현재 90만원(상장가 5만원 기준)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봉숭아 학당'은 10~13명으로 구성돼 완전한 자유경쟁체제가 가장 잘 드러나는 코너다. 신인 개그맨도 실력만 있으면 자신의 이름을 날릴 수 있다. '황마담(황승환)''연변 총각(강성범)''출산드라(김현숙)''옥동자(정종철)''복학생(유세윤)''왕비호(윤형빈)' 등이 이곳에서 뜬 개그맨이다.
|
|
|
[창간 44주년 뜨는조직 지는조직] 유레카는 없다 … 생각의 물구나무를 서라
기사입력 2008-10-05 18:30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이 평생을 기울여 연구한 분야는 사실 연금술이었다. 그는 사과가 떨어지는 원리를 깨닫기 전까지 무려 25년 동안 가망 없는 연금술 연구에 매달렸다. '종의 기원'을 저술한 찰스 다윈 역시 원래 지질학자였다. 그는 1831년부터 1836년까지 남아프리카를 탐험하면서 수천페이지에 달하는 과학노트를 작성했지만 진화론에 관한 내용은 한 문장도 없었다. 그가 진화론에 눈을 돌리게된 것은 "만약 지질이 바뀌고 있다면 동물들도 스스로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졌기 때문이다.
평생 동안 놀라운 창의성을 보여줬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하찮은 아이디어를 무수하게 쏟아냈다. 그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비행기계 제작을 위해 수년 동안 날개를 연구했지만 공기의 흐름이 만들어 내는 양력으로 비행기가 뜬다는 사실을 끝내 알아차리지 못했다. 셰익스피어와 피카소는 세기의 대작들을 만들어낸 천재들이었지만 그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작품들보다 몇 십배나 더 조악한 작품들을 창작한 적이 있다.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의자를 갖고 싶다면 나무가 필요하고,우유를 얻으려면 소를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주 옛날엔 사람들은 아이디어가 '그냥 생긴다'고 생각했다. 실례로 모든 학교에서는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깨달았다는 뜻의 그리스어)라고 외치면서 부력의 법칙을 발견했다고 가르친다. 그로부터 2000년 가까이 흘러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중력의 법칙을 발견했다고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런 일화는 그 두 사람이 사전에 오랫동안 해당 주제를 곰곰이 생각했다는 중요한 사실을 완전히 무시했다.
창의성을 학문의 틀에서 비교적 체계적으로 분석한 이는 헝가리 철학자인 아서 케슬러다. 그는 '창작의 예술'이라는 저서를 통해 창의적 과정을 이연현상(bisociation)이라고 정의했다. 이연현상이란 서로 관련이 없는 두 가지 사실이나 아이디어를 하나의 아이디어로 통합하는 것이다. 케슬러는 난데없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식의 아이디어 탄생 논리를 거부했다. 대신 변화는 때때로 예기치 않게 일어나지만 존재하는 현상이나 사실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관계,아직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관계를 창조하는 과정이 이연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이론대로라면 뉴턴이 사과와 만유인력의 법칙을 연결한 것이나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부력 이론을 얻었다는 얘기에 수긍이 간다. 하지만 이 이론은 수많은 걸작들을 양산한 모차르트의 창의성에 맞닥뜨리면 효용가치가 떨어진다. 득의에 가득찬 모차르트의 창조성과 풍부한 영감을 설명해 내지 못하는 것.
▶▶합리성 vs 창의성
케슬러가 유럽에서 이연현상 이론을 정립할 때 미국에서는 창의성에 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러시아와의 우주개발 경쟁에서 뒤처진 이유가 상상력 빈곤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 미국은 1960년대 중반부터 캘리포니아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구진은 인간이 갖고 있는 두 뇌(좌뇌,우뇌)가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좌뇌는 주로 '논리적인' 사고(수학 언어 등)를 하고 우반구는 '창의적인' 사고(상상 음악 등)를 한다는 것.실제 몇몇 실험 결과에 따르면 두뇌의 두 반구는 각각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고,심지어 외과수술을 통해 분리를 해도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이론을 이어받아 에드워드 드 보노라는 학자는 보다 구체적인 이론을 제시했다. 우뇌는 상상력과 관련된 수평적 사고를,좌뇌는 논리사슬을 따라 움직이는 수직적 사고를 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수직적 사고는 선택하고 옳은 것을 찾고 관계에 집중하고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른바 합리성에 입각한 사고다. 반면 창의성에 기반을 둔 수평적 사고는 변화하고 다른 것을 찾으며,의도적으로 비약하고 우연한 침입을 환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과학적 의학적으로 뇌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창의성과 합리성이 완전히 등을 돌리고 있다고는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창의성은 합리성이라는 비옥한 땅에서 꽃을 피운다고 믿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하려면 반드시 배양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것.예술가들 역시 위대한 작품이 탄생하려면 창작 이전 단계에서 고된 합리적 사고가 선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창의성에도 등급이 있다. 가장 낮은 수준의 창의성을 정의하자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행동이 모두 창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높은 선반에서 바나나를 꺼낼 때 의자와 탁자,막대기를 목적에 맞게 조립하는 침팬지의 행동 역시 창의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버스를 운전하는 행위와 하이네켄의 맥주광고를 제작하는 행위를 동일한 선상에서 평가할 수는 없다. 아이디어는 기껏해야 창의성의 일부에 불과하다. 우리는 아이디어가 훌륭하다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이나 베르디의 오페라,아르마니나 프라다의 디자인을 흠모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십만 마디의 단어를 적거나,캔버스에 수백만번의 붓질을 하는 행위를 일련의 방대한 아이디어로 설명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합리성에 기반을 둔 수평적 사고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아이디어 창출과 아이디어 실행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아이디어가 좋다고 실행능력까지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또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사람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사람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각본이 형편없어도 연출을 잘 할 경우,광고가 형편없어도 제작을 잘 할 경우,잡지 기사가 부실해도 디자인과 삽화를 멋지게 창작하면 본래 아이디어가 실제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그런데 그 반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창의적인 프로젝트의 실행 단계에서 자금을 아끼는 기업은 제 아무리 연구·개발(R&D) 능력이 뛰어날지라도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그만큼 실행의 힘이 중요한 것이다.
앞서 소개한 뉴턴과 다빈치가 역사 속에 이름을 올린 이유는 몇몇 연구와 창작활동이 실행단계에서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기업 편제의 어려움은 이처럼 아이디어 창출과 실행을 하나의 조직,단일화된 흐름 속에서 엮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은 구성원들의 창의성과 실행능력을 사고 팔아야 한다. 누구의 어떤 아이디어를 채택할 것인가,누굴 통해서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킬 것인가의 문제 말이다. |
|
|
[뜨는 조직 지는 조직] (2) 編制의 비밀‥ 디지털에 아날로그 감성 입히고 이곳은?
기사입력 2008-10-06 18:33
밤새도록 토론하고 사무실에서 강아지 키우고 디지털에 아날로그 감성 입히고
지난 2일 오후 국내 한 휴대폰 업체의 디자인 사무실 앞 야외 계단.연구원인 정석현씨는 3년 전 끊었던 담배를 다시 입에 물었다. 그는 곧 출시될 고가 휴대폰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에 소속돼 있는데 마무리 단계까지 온 이 제품의 포장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포장의 질적 수준을 놓고 '포장 비용이 고스란히 제품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는 의견과 '그렇다 하더라도 소비자가 상자를 여는 순간부터 럭셔리함을 느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 것.정씨는 담배를 비벼 끈 뒤 회의장으로 향했다. 그로부터 5시간.격론 끝에 '패키지보다 제품 자체를 고급화하자'는 결론이 나왔다. 작년에 약간 호들갑스럽게 내놓은 제품 포장이 고객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정씨는 "이 정도는 토론 축에도 못 끼는 사례"라고 말한다. 디자인의 중간 단계에서는 휴대폰 액정 화면 안에서 지름이 0.5㎜에 불과한 아이콘 하나 가지고도 밤새도록 '끝장 토론'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업무를 "매일 드라마를 찍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수천,수만가지 생각이 교차하는 가운데 정교한 스토리와 논리를 도출해내기 때문이다.
▶▶ 직급은 모두 연구원…위계질서ㆍ규율범위 초소한으로 줄인다
이곳에서는 토론 없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각자의 분야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미대 출신의 디자이너는 물론 음악,사회학,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 대부분이 경력 사원들로 공채 출신은 20%에 불과하다. 내비게이션을 만들다 온 사람도 있고,웹 디자인을 했던 이,커뮤니케이션학 박사와 심리학 전공자까지 있다. 전문성에 대한 인정은 직급 대신 '연구원'이라는 호칭으로 구성원들을 통일시킨 것에서 드러난다. 위계질서를 최소화한 것.
조직이 이렇게 구성된 이유는 디지털 제품 위에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덧입히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첨단 기능만으로 고객을 사로잡을 수는 없다는 것.이전에는 각종 기능을 펼쳐놓는 방식이었다면 이젠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추구한다. 커뮤니케이션 전공자는 인간과 인간이 아닌 인간과 기계의 소통을 연구한다. 휴대폰 메뉴에 있는 다이어리,전화번호부,메시지함 등에 손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순서의 흐름을 구성한다. 작곡가는 벨소리뿐 아니라 진동 소리,연결음 등 '소리'에 포함시킬 수 있는 모든 음을 디자인한다.
▶▶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이곳 사람들은 수많은 시행착오에 대한 면책권이 있다. 그 예는 '소닉 브랜딩'의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소닉 브랜딩이란 소리만으로 소비자가 어느 제품인지 알도록 하는 일종의 마케팅 기법이다.
대표적인 예가 인텔의 광고에 나오는 사운드 로고와 모토로라의 CF에 나오는 '헬로 모토'라는 소리다. 휴대폰 업계에서는 광고음악뿐 아니라 휴대폰의 전원이 켜질 때와 꺼질 때까지 브랜드를 대표할 수 있는 음을 만들려고 한다. 특히 이 업체는 최근 소닉 브랜딩의 범위 안에 진동 소리까지 포함시켰다. 이 과정을 책임진 윤중삼씨는 페트병,캔을 비롯한 100종이 넘는 소재가 내는 소리와 촉감을 데이터로 만들었다. 휴대폰으로 애완견을 기르는 서비스를 만들 때는 직접 강아지도 키웠다. 강아지의 소리가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아 결국 30가지 소리 중 28개는 성우가 만들었다. 국가별 선호도에 따른 데이터도 작성했다. 휴대폰 안에 첨단 기능들이 추가되면서 생기는 예상치 못한 오작동을 잡기 위한 노력도 상상 이상이다. 3만~4만개의 인위적인 환경을 조성해서 실험,결과물을 데이터로 축적한다. 내부 개발자 500명이 매일 폰을 바꿔 쓰기도 한다.
▶▶ 세상을 놀라게 할 아이디어는 파격적 형식에서 나온다
전문가들의 조직이라고 해서 무미건조한 분위기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곳에 입사한 지 3년째 접어든 김승훈씨는 아직도 '정장 사건'으로 회자된다. 캐주얼 복장이 허용되는 이곳에서 한 달이 넘게 정장을 입고 다녔기 때문이다. 명찰까지 달았다. 그는 자신의 비전을 묻는 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조직의 미래가 되는 것"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사무실 분위기도 타 기업과는 사뭇 다르다. 이곳을 총괄하는 장동훈 상무는 사무실 안에서 '뛰는 것'을 제외한 모든 행동을 허용한다. 음악을 틀어도,노래를 불러도,심지어 춤을 춰도 관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직원들의 책상을 한 번만 둘러봐도 각 구성원들의 성격과 취미를 알 수 있다. 로봇을 조립해 책상 위에 두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의자 옆에 스포츠 댄스화를 준비해두고 있는 사람도 있다.
서울 소재 대학의 시각정보디자인과 교수 출신인 장 상무는 이런 분위기를 만든 이유를 "분위기를 딱딱하게 가져갈 경우 팀원들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 같아서"라고 설명한다.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이 함께 있는 곳인 만큼 규율의 범위는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만 자신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은 '리더의 평정심'이라고 한다. 수많은 협업으로 굴러가는 조직의 '장(長)'이기 때문에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직원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
▶▶세계적 신드롬 일으킨 '애플 아이폰'신화 이어간다
취재팀이 찾아간 이 사무실은 서울 서소문에 위치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UX(User Experience)팀이다. 지난 3월 출시돼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햅틱'폰의 디자인을 개발한 곳이기도 하다. 이 제품은 79만원이란 고가에도 9월 들어 누적 판매 50만대를 돌파했다. 6월에 출시된 미국판 햅틱 '인스팅트'는 9월 말 기준 100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또 지난달 25일 선보인 '햅틱2'는 국내 출시 3일 만에 예약 구매자만 2000명이 넘었다.
햅틱은 삼성전자의 뼈아픈 경험에서 나온 산물이다. 삼성이 휴대폰 부문에서는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지만 1인자의 방심을 틈타 지난해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풀터치폰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LG가 시장을 만들어나가면서 승승장구하자 삼성은 곧바로 추격에 나섰고 그 결과가 햅틱이다.
햅틱 개발을 총괄한 장동훈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이전에 삼성전자가 개발했던 휴대폰은 편리한 기능이 많았지만 그 사용법을 공부해야 하는 논리적인 제품이었다면,햅틱은 별다른 설명 없이 직관적으로 제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노력의 결실"이라며 "앞으로 휴대폰 업계는 사용자들이 얼마나 편리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지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신영 기자/사진=김병언 기자 nyusos@hankyung.com
|
[뜨는 조직 지는 조직] (2) 編制의 비밀‥정보 물어오는 '빠꼼이'를 키워라
기사입력 2008-10-06 18:33
빠꼼이는 경영학 용어로 '경계확장자'
지식과 생각을 결합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정보화 사회에서 좋은 조직 만드는 일등공신
수풀에서 갑자기 뱀이 튀어나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이들은 몰라도 제너럴모터스(GM)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분명히 알고 있다. 틀림없이 GM은 위원회를 설치할 것이고,외부 뱀 전문가를 초빙해 컨설팅을 받을 게다. 기간은 1년 정도가 될 테고."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EDS(Electronic Data System)의 창업자이자 1992년과 1996년에 연거푸 미국 대선에 도전했던 로스 페로의 독설이다.
페로는 1984년 GM으로부터 25억달러를 받고 EDS를 넘기면서 GM의 이사가 되었다. 하지만 당대 최고의 IT솔루션을 개발했던 페로 같은 사람의 눈에 비친 GM은 망하는 조직이었다. 페로는 GM의 조직문화가 매사에 규정을 따지는 경직 일변도에다 개인주의까지 판을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각 팀에는 리더가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리더가 아니라 그저 '나쁜 관리자'가 있을 뿐"이라고 조롱했다. 결국 페로는 18개월 만에 이사직을 벗어던졌고 GM은 올해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일하는 경계를 확장하라
어떻게 하면 일 잘하는 조직을 건설할 수 있을까. 정부와 기업,인간이 모여 있는 모든 조직의 고민이 바로 이것이다. 국가원수나 최고경영자(CEO)가 새로 취임하면 바로 조직을 개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변하는 환경에 대처하지 못한 조직,난관을 극복하고 해결하지 못하는 조직,새로운 프로그램과 신상품을 도입하지 못하는 편제는 머지않아 사라지고 만다. 편제(編制)는 조직의 우위를 확보하는 기술이다. 편제 자체는 하드웨어지만 그것을 움직여 나가는 힘은 지극히 소프트웨어적이다. 그래서 영원한 조직이란 있을 수 없다.
좋은 팀은 역할 배분이 잘 돼있다.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리더)이 있고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이 있다. 웃기는 사람(harmonizer)이 있고 어디 가서 정보를 물어오는데 귀신(일명 빠꼼이)인 사람도 있다. 빠꼼이는 경영학 용어로 경계확장자(boundary spanner)다. 이질적인 지식과 생각을 결합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이들이다. 데이터(data)가 정보(information)로 진화하는 과정에는 빠꼼이들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그런 후에야 정보가 지식(knowledge)이 되고, 여기서 관찰이 깊어지면 더 좋은 지식으로 발전한다. 좋은 조직은 한 사람이 두세 가지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고 내부에서 역할 형성이 저절로 이뤄진다.
▶▶일하는 DNA를 구축하라
기업조직이 10명 안팎의 소규모 팀제로 바뀌어 가는 이유는 정보처리 속도 때문이다. 100명이 모여 있으면 마이크가 있어도 의사소통이 잘 안된다. 하지만 다섯명이 있으면 귓속말로 해도 된다.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기간이 짧아지는 이유는 그만큼 그들의 취향이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정보처리 속도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관건이다. 이른 시일 내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
좋은 조직에서 관료적 형식주의는 철저하게 금기시된다. 전통적으로 관료 조직에서는 한 사람씩 직무를 명확하게 정해준다.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측면도 있고 관련 법령이 그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소단위 팀제를 활용하면 노동의 질적 유연성이 훨씬 높아진다. 한 번에 두세 가지 업무를 처리하는 멀티플레이어를 양산하기도 쉽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강한 조직이 대량 생산될 수 없다는 점이다. 각기 다른 자아와 개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 간의 관계는 늘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일 잘하는 DNA'를 편제 속에 공유하고 전파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스스로 탐구하고 학습하는 분위기,자기계발을 장려하는 시스템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뜨는 조직 지는 조직] (2) 編制의 비밀‥1만명 한니발 군대가 7만명 로마군대를 이겼다는데…
기사입력 2008-10-06 18:33
사실 따지고 보면 아득한 옛날의 전쟁도 군사편제 간 경쟁이었다. 고대국가에서 가장 잘 정비되고 정예화된 조직이 바로 군대였다.
기원전 2세기 알프스를 넘어 로마로 진격한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은 압도적인 군사력 열세를 딛고 종횡으로 이탈리아반도를 유린한 인물로 유명하다. 당시 로마군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중장갑 보병으로서 청동갑옷과 온몸을 가릴 수 있는 방패,그리고 60㎝ 정도의 짧은 칼을 지니고 있었다. 로마군은 직사각형꼴의 밀집대형을 이룬 뒤 적의 화살이나 창의 공격을 막으며 진군하는 전술을 사용했다. 보병과 기병의 비율은 10대 1 정도였으며 기병대는 그저 말을 타고 싶어하는 귀족이나 명망가 출신들로 채워져있었다.
하지만 병력의 50%를 잘 훈련된 기마병으로 보유하고 있던 한니발은 칸나이 대회전에서 7만명의 로마군을 섬멸시키는 데 성공했다. 한니발의 병력은 고작 1만명에 불과했지만 밀집대형으로 늘어서 있던 로마군은 측면과 후방에서 들이닥치는 한니발 군대의 말 발굽에 철저하게 짓밟혔다. 제 아무리 강한 방패와 긴 창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기병의 무차별적인 진격에는 대오를 유지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한니발은 나중에 자신의 편제를 그대로 모방한 로마의 또 다른 군사 영웅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에게 패하고 만다. 칸나이 전투에서 겨우 살아 남은 스키피오는 한니발의 모국인 카르타고를 쳐 한니발을 이탈리아에서 떠나도록 만들었다. 스키피오는 로마의 중무장 보병에 한니발의 기마병 편제를 이식해 끝내 카르타고를 멸망시켜 버렸다.
과거엔 요즘처럼 정보가 빠르지 않았고 국가 간 인적교류도 드물었기 때문에 일단 우위를 잡은 편제는 오랫동안 그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로마제국이 1000년을 넘기고 몽골족이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 대제국을 형성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모든 것이 빛의 속도로 결정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선 편제의 우위가 오래갈 수가 없다. 딱히 우월적인 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작고 빠른 조직이 각광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
<특별 취재팀>
조일훈 산업부 차장 이정호 산업부 기자 이해성 사회부 기자 박신영 문화부 기자
<도움말 주신 분>
이홍교수 광운대 경영대학장 키스 소여 교수 워싱턴대 심리학과
<그룹 지니어스>저자
신원동 원장 한국인재전략연구원
|
|
|
|
출처 : 이타적 유전자를 확산하는 카페
메모 :